올인에 당해서 진 거다
이러면 실력이 아니라 운빨일까요??
물론 어느정도 운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운은 선수가 한 연습량과 빌드의 최적화 준비와
코치진들, 감독이 상대선수의 vod를 분석해가며 상대의 특징, 약점을 공략해가며 만들어준 판짜기
그리고 선수의 컨트롤
이런 요소들의 비중을 절대로 뛰어넘을수 없어요
예를들어 이번 스타리그에 왠지 운빨로 조성주선수가 우승하셨다고 느끼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3경기 조성주선수가 11/11을 써서 이겼는데
이때 정윤종선수는 11/11을 거의 완벽하게 막을수 있다고 생각되는 최고의 선수중 한명이였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결승전에 조성주선수가 11/11을 섞을것이라는건 예상했고요
또 정윤종선수는 정찰로 11/11인 것을 파악했죠
근데 하필이면 2:0으로 밀리고 있을때 막힐 가능성이 다분한 11/11을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이신형을 이겼던 판짜기가 여기에서 발휘되는 것이죠
조성주선수의 무기인 최고의 초반컨트롤이 빛을 발해서 그냥 1점이 아니라 언제든 올인이 올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상대에게 심어주는
분위기 반전을 만들어내는 1점을 따온거죠
5세트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기 시작 전까지는 후반 가면 무조건 정윤종이 이길거라는 것이 정설이였는데 4세트에는 후반 교전에서 대패하고 밀렸죠
그리고 나서 조성주선수가 다음 세트에서 후반을 바라보는 운영을 하니까 2대 0에서 동점까지 따라오자 다급해지고
자신감이 떨어진 정윤종선수는 급하게 준비되지도 않은 올인을 감행합니다
이 부분을 경기 시작 전 감독과 코치들이 집어주었겠죠
그리고 여기서 날카롭게 올인의 감을 잡아낸 조성주선수는 막고 쉽게 1점을 따냅니다
이게 바로 판짜기의 힘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트
3세트에서 올인에 당해서 진 정윤종선수는 약간 움츠러든 초반출발을 하지만 조성주선수는 배불리면서 출발하죠
뒤늦게 그걸 알아챈 정윤종선수는 4세트에 당했던 게 기억납니다, 바로 '후반가도 못이길지 모른다' 이 불안감이죠
그리고 또 5세트에 당했던것도 기억납니다, '올인해도 막힌다' 이것이죠
그래서 암흑기사라는 도박수를 던진겁니다. 하지만 잘못된 판단이였죠
상대방의 심리와 약점을 철저하게 공략해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상황을 만드는 게 판짜기입니다
정윤종선수가 조성주선수의 판짜기에 말리지 않고 불안해서 준비되지 않은 올인을 하지 않고
모든세트를 정윤종선수의 가장 장점인 안정적인 운영으로 이끌어 갔으면
우승자는 달라졌을지도 모르죠
날빌이라고 '아 운빨으로 이겼네' 하시지 마시고
경기를 보실때 특히 다전제에서는 이런 판짜기 같은 요소들과 심리적인 요소도 같이 생각하시며 보시면 훨씬 재밌어요